우주와 비교하면 인간은 단 1초에도 해당되지 않는 찰나의 순간을 살고 있고 먼지와도 비교할 수 없는 티끌보다 작은 존재로 삶의 희로애락, 욕심에서 오는 괴로움은 모두 허상에서 오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사는 삶은 불가하다는 것을 깨닫고 괴로워하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중에 우연히 "내 인생 구하기"라는 책 제목에 이끌려 혹시나 이 책을 읽으면 교회를 다니지 않고도 내 삶이 잠시나마 구원받을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읽게 되었으나 이 책을 읽은 다른 분들과는 달리 나는 이틀간에 걸쳐 이 책을 다 읽는 순간까지 별다른 구원을 받지는 못한 듯하다.
시작 처음 몇 장까지는 " 아 이 책은 나를 위한 책이구나! 단어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서 박히는구나"라고 생각했으나 뒤로 갈수록 이상한 기분이 자꾸 들고 책 외판원처럼 책을 왜 읽어야 되는지에 대한 설명만 주야장천 하고 그 여파로 책 읽는 나도 갑자기 난독증이 온 것인지 모국어인 한글로 글을 읽고 있으나 직독직해가 되지 않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고 읽으면 읽을수록 최근에 읽었던 책들과는 달리 머릿속에서 요약은커녕 분명히 읽고 있음에도 밤거리 깜빡이는 고장 난 간판 불빛처럼 단어들만 잠시 머릿속에서 나열되었다가 금세 사라져 가는 기이한 현상을 겪게 되었다.
'비빌 언덕도, 희망도 없는 사람들, 좌절하고 패배한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오늘부터 새로 시작하면 됩니다. 나는 당신의 과거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니 당신도 과거에 관심을 갖지 마세요.'
'그러니 당신이 만약 지쳐 있고, 버겁고, 가로막히고, 사랑받지 못하고, 지루하고, 돈도 없고, 너무 불안하고, 지나치게 분석만 하고, 자신이 없고, 의욕이 없고, 단절됐고, 방향을 잘못 잡았고, 바닥을 쳤고, 과거에 빠져 있고, 화나고, 용서가 안 되고, 미래가 걱정되고, 두렵고, 못 믿겠고, 아니면 그 만날 똑같은 짓만 반복하고 있다면 내가 바로 당신이 찾던 그 사람이고, 이 체이 바로 당신이 찾던 그 책이다.'
'당신의 어떤 모습이 싫다고 해서 바로 다른 모습이 될 수는 없다. 필요한 과정을 막 건너뛸 수는 없다. 그건 정서적으로 보면, 마치 친구가 오기 전에 얼른 죽은 바퀴벌레를 카펫 밑으로 쓸어 넣는 것과 같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마음속으로는 죽은 바퀴벌레가 거기 있다는 사실을 당신은 알고 있다. 우리의 마음도 똑같다. 부정적 감정을 정신의 카펫 밑에 쓸어 넣어봤자,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무엇이 진실에 가까운지 알고 있다. 이는 마치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으나 그 사실을 믿지 않는 것과 같다. 속고 속이는 게임 같은 것이다.'
정리는 잘 되지 않지만 굳이 요약하면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애써 고치거나 감추려 하지 말고 현재 자신의 모습과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향해 나가자?' 정도인데 주말이 다 끝나가고 있는 가운데 오늘까지 다 읽어야 된다는 의무감에서 오는 불안과 스트레스 때문인지 더더욱 마음에 와닫지 않는 책이었다.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약간 닮은 작가 개리 비숍의 전작 '시작의 기술 ' 등 작가의 글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은 사람이 있고 이 책 또한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많이 팔렸다는 책 소개를 보고 이 정도면 나도 작가를 해도 되겠다는 부족한 이해에서 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유익했지만 다소 이상했던 주말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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