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 씨돌 용현
제목을 참 잘 지은 책인 것 같다. 분명 한 사람의 전기 형태의 글인데 마치 동화 한 편을 본 듯하다. 이타적 삶이란 무엇인가라고 누군가 물었을 때 이분이 떠오를 것 같다. 누군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근대사의 매 순간 항상 거짓말처럼 그가 있었다. 마치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는 것 같았다. 사람이란 항상 자기의 이익을 먼저 추구하기 마련인데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을 희생하는 그의 삶에 경외감이 들었다.
"세 개의 이름처럼 세 개의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 개의 이름 속에 그려진 삶은 오직 하나입니다. 본명인 용현으로 살 때나, 청년 요한으로 살 때나, 자연인 씨돌로 살 때나 자신보다 남을 위해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그는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는 정작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법이 없었습니다. 그랬기에 2012년 용현을 처음 만났을 때도 우리는 그를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를 다시 만나 취재하면서 용현에게 물었습니다.
"요한, 씨돌, 용현으로 살아오는 동안 민주화 운동도 하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에서 사람도 구하고 정선에서는 자연도 지키고, 그런데 그런 일들이 정작 선생님께 도움되거나 관계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왜 그런 희생적인 삶을 사셨어요?”
우리의 질문에 용현의 왼손이 주저 없이 움직입니다. 노트 위에 거침없이 적어 내려간 말은 당시 인터뷰 현장에 있던 전 스텝들을 당황하게 했습니다. 우리는 머리를 한 대 맞기라도 한 듯, 한동안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들을 우리는 얼마나 모른 척 지나쳤던가. 얼마나 까맣게 잊은 채 살고 있었던가. 알고도 실천하지 못하는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 씨돌님 후원 카페
□ 씨돌님 인터뷰
올해 69세 된 씨돌님은 정선의 한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계시고 있다고 한다. 가장 빛나는 별만이 주목하는 세상에서 구름 뒤로 가려지기를 선택한 씨돌님의 남은 삶이 항상 편안하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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